한글 이름을 가진 소행성들
소행성에도 다양한 이름이 붙여지며, 이 중 몇몇은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이름으로 명명되었습니다. 약 20개 정도의 소행성에는 한국인 과학자들의 이름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한국인 천문가인 이태형 선생이 1998년에 발견한 소행성 ‘통일(1998SG5, 23880)’은 그의 발견으로부터 2001년에 이름이 지어진 것이었습니다.
이어서 2002년에는 ‘보현산(34666)’이라는 소행성도 태어났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보현산 천문대에서 관측한 소행성 중 최무선(63145), 이천(63156), 장영실(68719), 이순지(72021), 허준(72059) 등은
2004년에 국제천문연맹에서 승인하여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2005년부터 2006년에는 홍대용(94400), 김정호(95016), 이원철(99503), 유방택(106817) 등의 소행성 이름이 등록되었으며,
그 외에도 14개의 임시명을 부여받은 소행성이 더 있습니다.
이와 같이 소행성에 한국 과학자들의 이름을 붙이는 과정은 우리나라의 과학 기술 수준과 과학자들의 공로를 대내외에 알리고,
특히 청소년들에게 천문우주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됩니다.
소행성에 이름을 붙이는 과정은 다소 복잡합니다.
예를 들어, 소행성 최무선의 경우, 발견자가 처음에 국제천문연맹에 신고하면 임시 번호(2000XY13)를 받게 되며,
그 다음에 고유 번호(63145)가 부여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천문연맹의 승인을 거쳐 최종적인 고유 이름(최무선, Choemuseon)이 부여됩니다.
이 과정은 발견부터 고유 이름 부여까지 최소 3년에서 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소행성에 이름을 붙일 때 일부 규칙이 적용됩니다.
발견자의 이름은 사용할 수 없으며, 대신 베토벤, 베이컨, 큐리, 단테, 피카소와 같은 유명한 인물의 이름이나 국가, 국제 기관, 대학 등 사람이 아닌 것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이름은 발음이 가능하고 16자 이내의 단어여야 합니다.
정치적 또는 군사적 사건과 관련된 개인 또는 사건은 100년 이내에는 명명할 수 없으며, 애완동물의 이름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해왕성 궤도 밖에서 발견되는 소행성의 경우, 신화와 관련된 이름을 부여할 수 있으며, 예를 들어 ‘세드나(Sedna)’ 소행성은 에스키모 신화에서 나오는 ‘바다의 신’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습니다.